18대 총선 20대 투표율에 숨겨진 의미
18대 총선 20대 투표율에 숨겨진 의미
- 02년에서 07년 사이에 20대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것일까?
- 조성주 통일뉴스 기획위원
18대 총선이 끝나고 2주일이 흘렀다. 모두가 알고있듯이 18대총선은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진영의 200석이 넘는 의석확보로 진보개혁세력은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여하튼 패배를 면치 못했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 것은 민주노동당의 경우 대선패배와 분당이라는 큰 시련속에서 5석의 의석을 확보하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것 정도일 것이다.
한 편으로 이번선거에서 충격적인 것 중 하나는 현저히 낮은 투표율이다. 전체 46%정도의 투표율로서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약 4개월전 치루어진 대통령선거에서도 63%정도의 투표율로 투표가 저조했다는것을 감안하더라도 50%도 되지 않는 투표율은 대표성이라는 것에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특히나 20대의 투표율과 관련해서는 선거가 끝나자 마자 인터넷상에서 심각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0대의 투표율이 무려 18%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물론 이중에 약 53%정도가 한나라당을 지지했다는 MBC의 출구조사 결과는 전통적으로 20대는 자기편이라고 생각했던 진보개혁진영에게는 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20대의 투표율이 구체적으로 몇%인지 정확히 집계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몇 개월후 중선관위가 분석을 통해 이를 발표하기 까지는 20대의 투표율이 실제 19%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중선관위가 공식적으로 연령대별 투표율을 발표하는 것은 보통 몇 개월정도 지나서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30%정도 투표를 했다고 하나 이도 확인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20대의 투표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낮았다는 것이고 아마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이 전체 투표율보다 15%이상씩 낮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에도 최소한 30%를 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대는 왜 이렇게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것일까? 과연 지금의 20대는 완전히 탈정치화되어 버린것일까?
20대 전체가 탈정치화 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을 가지고 20대가 보수화되었다느니, 탈정치화되었다느니 하며 쉽게 평가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물론 이 말이 ‘20대가 진보개혁적이다‘라는 식의 역이 성립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필자는 20대의 저조한 투표율은 97년 IMF이후 변화된 한국경제의 구조와 그 이후 진보진영과 개혁진영이 걸어온 노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표를 살펴보자.
표를 보면 전체적으로 투표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대선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으나 추세는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특이할만한 것은 00년에 치루어진 16대 총선보다 04년에 치루어진 총선의 투표율이 높은 것인데 이는 당시 있었던 탄핵열풍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며 00년이후 급격히 확대된 인터넷으로 인한 참여민주주의의 확대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지금까지 치루어졌던 각 선거별로 연령대별 투표율을 확인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대 전반의 투표율과 20대 후반의 투표율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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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
20대전반 |
20대후반 |
30대전반 |
30대후반 |
40대 |
50대 |
60대이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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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17대 대선 |
54.2 |
51.1 |
42.9 |
51.3 |
58.5 |
66.3 |
76.6 |
7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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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17대 총선 |
- |
46.0 |
43.3 |
53.2 |
59.8 |
66.0 |
74.8 |
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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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16대 대선 |
- |
57.9 |
55.2 |
64.3 |
70.8 |
76.3 |
83.7 |
7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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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16대 총선 |
- |
39.9 |
34.2 |
45.1 |
56.5 |
66.8 |
77.6 |
75.2 |
<자료참조 : 2007년 대선 투표율 분석 보고서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과 총선의 경우 투표율의 차이가 크니 일단 총선은 총선끼리 대선은 대선끼리 선거가 치루어진 시간대별로 분석을 해보자. 투표율은 둘째로 하고 일단 00년 16대 총선부터 보면 20의 투표율은 20대전반과 후반의 차이가 약 5%, 16대 대선에서 2.7%, 17대 총선에서 2.7%의 차이를 보인다. 20대 전반이 20대 후반보다 투표율이 조금 높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대 전반의 경우 남성들의 군복무로 인한 부재자투표가 있기 때문에 더 높은 투표율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작년에 치루어진 07년 대선에서는 20대전반의 투표율이 51.1%인데 반해 20대후반의 투표율은 42.9%로 8.2%정도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즉 17대 대선에서는 20대후반의 청년들이 현저히 투표를 적게 했다는 의미다. 20대전반의 투표율을 보면 16대 대선에서 57.9%로 당시의 30대전반보다 6%정도가 낮기는 하나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17대 대선으로 가면 20대 전반의 투표율은 51.1%로 30대전반의 51.3%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19세 그러니까 대학새내기들의 경우는 54.2%로 30대전반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가장 진보적일 것으로 판단되는 30대후반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간단히 정리하면 00년 16대 총선부터 04년 17대 총선까지 20대전반과 20대후반의 투표율은 20대 전반의 군복무자의 부재자투표라는 요인을 감안하면 투표율에 차이가 거의 나지 않으나 07년 대선에서는 갑자기 20대 후반의 투표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대선이 끝난지 약 4개월후 치루어진 이번 18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을 염두해두고 분석을 해보면 더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0대전반은 20-24세, 20대후반은 25-29세이므로 02년 대선을 기점으로 보면 02년 대선에서 57.9%의 투표율을 보였던 당시의 20대전반(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대학교 학번으로 표현하면 97학번부터 01학번까지이다)에서 5년후인 07년 대선에는 42.9%의 투표율로 무려 15%나 투표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는 평균 투표율이 02년 대선 약70%에서 07년 대선 약63%로 약 7%하락한것의 2배가 넘는 수치이다. 참고로 02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했던 20대 후반의 경우(92학번부터 96학번까지)에는 07년 30대 전반이 되었을때 55.2%에서 51.3%로 평균투표율이 7% 하락한것에 비하면 투표율이 더 적게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30대전반의 경우도 02년 64.3%에서 07년 대선 58.5%로 약 6%의 하락에 그쳤다. 40대의 경우도 30대후반이 평균 5%정도의 투표율이 하락하고 본래 40대전반에 있던 인원이 5%정도 하락했다고 계산하면 크게 하락했다고 볼 수 없다. 즉, 20대 후반에서 투표율의 급격한 하락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02년에서 07년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20대 후반을 제외하고는 평균적인 투표율 하락만 있었으나 20대후반의 경우는 평균을 2배이상 상회하는 투표율하락을 보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가? 과연 02년에서 07년의 5년동안 당시의 20대전반에 해당하던 대학생들(대학진학률이 83%를 넘어섰기 때문에 20대 대부분을 대학생으로 보아도 무관하다), 그러니까 97학번부터 01학번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02년에서 07년까지 무슨일이 일어났는가?
여기서 우리는 97년 IMF이후의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지난 기간의 진보운동의 노선, 또는 학생운동의 노선에 대한 검토를 해야만 한다. 02년까지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던 대학생들(20대전반)이 02년에서 07년사이에 정치에 급격한 환멸과 냉소를 보내는 세대로 바뀌었다. 97년 IMF이후 잠시 청년실업이 심각해졌다. 그러나 99년 벤쳐열풍과 내수확대(신용카드발급 확대라는 희대의 미봉책으로 인한것이었지만)로 인해 청년실업문제는 잠시 완화되고 이는 02년까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문제는 02년이다. 02년 6월 월드컵과 12월 대선이 끝나고 03년이 되었을때 한국경제는 내수가 마이너스로 가는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는다.(바로 이시기가 02년 말 카드대란이 일어난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이 시점부터 그러니까 03년부터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텔레비젼 시트콤에 청년실업자가 등장하기 시작한것도 이 시기이다) 결국 내수경제의 붕괴와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추진은 결국 07년에 이르러 청년실업 100만시대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또한 02년에서 07년까지는 또한 97년 IMF로 인해 99년까지 잠시 동결되었던 대학등록금이 01년을 기점으로 물가인상률의 2-3배를 넘나드는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대학등록금 문제가 대학사회 최대의 갈등으로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02년에서 07년까지 대학생들은 청년실업 100만, 등록금 1000만원 시대가 도래할때까지 계속해서 고통받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등록금의 경우 이미 02년부터 각 대학에서 나름대로의 저항을 했으나 실질적으로 등록금 동결이나 인하등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정작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04년에서 06년이나 당시 사회운동은 이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학생들의 투쟁은 상당히 고립된 가운데 결국 패배 또는 애매한 타협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02년에서 07년까지 대학생들은 청년실업과 등록금으로 고통받고 있었으나 말그대로 사회로부터 방치되어버린 것이다.(그 와중에서도 진보 또는 개혁을 자처하는 일부 언론들은 20대의 보수화/탈정치화를 질타했다!)
진보운동은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해야할까?
상황을 이렇게 놓고 보면 결국 현재 20대후반이 된 02년에서 07년까지의 대학생, 그러니까 97학번부터 01학번까지를 급격한 탈정치화로 몰고간것은 바로 386들이 주도했던 노무현 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이러한 문제의식이 바로 우석훈이 그의 저서 ‘88만원세대’에서 지적한 386과 20대의 세대간 갈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진보운동의 측면에서의 주체적인 평가이다. 02년에서 07년까지 당시의 대학생들이 청년실업과 등록금으로 인해 절망으로 빠져들고 있을때 과연 진보운동은 무엇을 했을까? 그리고 진보운동의 주류인 자민통진영의 학생운동이 주목했던 자주통일정세는 어떠했을까? 한번 고민해보자. 한반도 자주통일정세의 핵심인 북미간의 갈등은 02년을 시작으로 높은 긴장상태로 들어갔으나 기본적으로는 정세가 열려져왔다고 할 수 있다. 02년에는 역사적인 미선이, 효순이 촛불시위가 있었으며 04년에는 탄핵사태로 인한 엄청난 대중적 진출이 있었다. 이 와중에 학생운동은 615시대를 맞이하여 20대 청년학생들의 정치적 진출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하곤했었다. 그러나 사실은 정작 그 02년에서 07년까지 자민통운동의 주력이라고 이야기되는 대학생들과 청년학생들은 깊은 절망속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소득 2만불시대의 한국사회가, 진보진영의 거리의 반미촛불시위가, 반독재 민주화의 386개혁정권이 청년실업도 등록금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전연령대 최저의 투표율로 상징되는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로 돌입하기 시작한듯 보인다.
단언컨대 지난 5년간 진보운동은 20대전반, 대학생들은 조직해내는데 실패했다. 그들을 우리운동의 정치적 동력으로 성장시키는데 실패했으며, 결국 이들은 탈정치화되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직 청년학생들의 정치성이 죽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20대전반은 아직 30대전반(소위 한총련이 제일 잘나가던 시기인 92학번부터 96학번까지다)과 비교해서도 낮지 않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정치적 관심이 아직은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올해 3.28일 대학생들의 대규모 동록금 집회에서도 보았듯이 대학등록금과 청년실업문제일 것이다. 지금 진보운동이 이 두 가지 문제로 20대전반, 대학생들을 조직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5년후 그들은 더 이상 투표소에 나오지 않을 것이며 지금의 20대후반의 절망의 88만원세대를 구출하지 못한다면 그들 역시 5년후에는 이제 30대의 투표율마저 낮추게 될 것이다. 2, 30대는 투표를 하지 않고 지금의 한나라당에 열성적 지지를 보내는 60대 이상의 경우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이미 많이 늘어났으니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선거에서 진보의 승리나 약진은 결코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진보진영이 88만원세대를 구출하고 등록금투쟁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글은 통일뉴스(www.tongilnews.com)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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